엄마가 되다!! :: 2007/05/15 01:11
오랜 기다림끝에 드디어 우리 공주님을 만났다.
두려웠던 출산의 공포는 생각보다 빠른 출산덕분에 맘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맞이해서 그런지 힘들고 고통스럽기 보단 나도 모르게 얼떨결에 진행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둘째를 또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긴 하다.
아기를 기르다 보면 이런 아픔쯤은 다 잊고 바보같이 둘째를 낳는다고 하는데
아직 어제의 아픔이 기억에 너무 생생해서 그런지 둘째는 생각하기도 싫다.
무통만 믿고 있었는데 일요일에 출산을 하다보니 그것도 안된다고 했을때는 너무 아득했다.
그래도 인공적인 힘에 의지하지 않고 아기를 낳고 나니 스스로가 대견해진다.
그 덕분에 병원에 찾아온 친구들에게 나의 출산무용담을 자신있게 풀어놓고 있게 된다.
그리고 아직 결혼도 안한 친구녀석들에게 얼마나 출산이 힘든과정인지 나도 모르게 조금 과장을 해 겁을 주게 된다.
임신 초부터 우리 공주님은 속을 많이 섞였다. 처음에는 유산이라고 해서 눈물을 빼더니
임신 중기쯤에는 아기가 너무 작아 속을 태웠다. 그리고 출산 3주 전에는 너무 일찍 이슬이 보여 조산하는게 아닌지 걱정이 컸다. 어느 한순간 쉽게 넘어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아기를 낳았을때 체중이 좀 적게 나간다는 사실 외에 건강하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다.
조금 작게 태어나서 함께 병실에 있지 못하고 엄마젓을 마음껏 먹게 해 주지 못해서
사실 조금 속상할 만도 한데 아직 아기에 익숙해 지지 않은 탓인지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있어 병실에서 내가 돌봐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 편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아직 초짜 엄마인것은 분명한가 보다. 그래도 내일 고요를 혼자 두고 퇴원을 할 생각을 하니
아기한테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내가 좀 더 좋은 음식과 좋은 자궁환경으로 크게 세상에 나오게 해 주었어야 했는데......
아직도 내가 아기를 낳았다는것 그리고 엄마가 되었다는것을 머리속으로만 알고 있을뿐
감정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작고 나를 닮은 또 한명의 생명이 있다는 것 그리고 내 목소리를 듣고 편안해하면서 울음을 그치는 아기가 그저 신기할 뿐이다.
'엄마'라는 단어는 너무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다소 설레이고 걱정스럽다.
그렇지만 자꾸 아기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리고 손에 묻어있던 아기의 냄새가 머리속에
떠다니는 것을 보니 잘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알수 없는 자신감같은게 생긴다.
나도 이제 엄마가 되었다.